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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길을 보여주기 위해 길을 잃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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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작관리자 작성일20-10-27 10:57 조회4,5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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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길을 보여주기 위해 길을 잃게한다.

 

류시화 수필집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인생은 항해와 같은가 봅니다.

각자 다른 배로 각자 다른 속도로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각자의 길을 떠납니다

어쩌면 외로운 항해일수도 있지요

어쩌면 고된 항해일수도 있지요

개중엔 이런 저런 연유로 안락하고 쾌적한 크루즈 여행을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이런 저런 연유로 아슬아슬한 뗏목 여행을 하는 이도 있을 겁니다

그 배의 경중과 귀천이 항해의 행복한 질에 대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을 어느 정도 삶을 보내 보니 위안삼아 하게 됩니다.

단지, 멋진 삶이었는지, 행복한 삶이었는지, 가치 있는 삶이었는지는 도착한 목적지에 따라 결정 지어지는 것이 아니고, 각자가 항해하는 순간순간에 달려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항해에서, 우린 수시로 길을 잃습니다.

길을 잃음에 허둥대고, 당황하고, 좌절하고, 힘들어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차근히 생각해보면 바닷길에 정해진 길은 없을겁니다.

지나는 길은 내 자신의 길이고 지나온 길은 지워진 길입니다

남이 지나간 길을 따라가자면 내 항해는 힘들어집니다

그러기에 길을 잃음을 두려워할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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